지난주 토요일 아침, 제 여자친구이자 와이프 D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습니다.
사실 금-토-일 입국 준비하고, 입국 픽업하고, 정리하느라 지난 주말은 정신없이 지나갔습니다.
D의 자가격리를 위해 현재 살고 있는 집, 음식, 물품들을 준비하고,
제가 따로 살 공간을 위해 금요일에 단기 계약하고, 짐 옮기고,
토요일에는 아침일찍부터 픽업 준비해서, 픽업-보건소방문-숙소이동 진행하고,
일요일에는 서로 쉬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자가격리 진행하구요.
우선 제 와이프 D의 상황은 무비자로 단기체류자로 입국한 외국인배우자 신분입니다.
아직 결혼이민비자(F-6 비자) 절차를 시작하지 못해서, 무비자로 방문했어요. (만만치 않아요..)
=> 한국에 머무를 수 있는 일자 제한, 90일 이내
반면,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했기 떄문에 외국인 배우자 입니다.
=> 시설격리가 아닌 자가격리로 가능
멕시코에서부터 진행상황을 와이프 D에게서 전달받았고, 이를 통합하여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멕시코에서>
한국행 비행기티켓을 구매하는데는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사전에 날짜 정하고, 온라인으로 구매하구요.
이후 여행 준비도 잘 하고, 여행자보험, 수화물보험도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멕시코시티 공항에서 꽤나 번거로운 일들이 발생했습니다.
공항에서의 출국 심사가 코로나 이전보다 많이 강화되었나봐요. (멕시코시티 → 인천)
- 아에로멕시코 체크인 데스크에서 비자 소지 여부를 물어봤어요. 그래서 D가 멕시코사람은 한국 방문 시 비자면제라고 말하고, 가족방문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 시기에 비행기 타는 사람들을 통상적으로 학생비자, 취업비자 정도로 생각하는듯 했으며, 무비자로 나가더라도 관광비자를 제시하도록 항공사 자체 지침이 내려온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몇마디 말들이 오간 후, 여권 스캔하고, 돌아오는 일정 확인하고, Ya quedo! (It's done.) 라면서, 탑승권을 발급해주었습니다.
- 보안검색 절차 시, X-ray 검사 기본적으로 하고, 가방 내 소지품 모두 별도 검사 (각 소지품별 어떤 내용물인지까지는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소지품 항목들이 가방에 있나 확인하는 정도) 했습니다. 약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도 수행... 했습니다.
- 추가 서류: 각 단계마다 코로나 및 자가격리, 건강체크 등으로 추가적으로 작성하는 서류들이 틈틈히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발열 상태가 정말 중요한것 같아요. 혹시라도 코로나19 감염자가 아닌데도 체온이 높다면 발열로 판단해서 검사든 뭐든 시간을 잡아먹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실제로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면, 집에 머물러 주세요...) 그리고 자가격리 주소를 한국어/영어로 같이 적어가면, 편합니다.
- 탑승객: 멕시코시티→인천 비행기를 탑승하는 사람들 자체는 많지 않았습니다. 수십명 수준이었어요. 80~90%가 한국사람이고, 10~20% 정도가 멕시코사람인것 같았어요. 탑승게이트 앞에서는 한국말로 방송을 하고, 멕시코 사람들을 위해 별도로 방송을 또 해주었어요. 비행기 내에서는 자리가 많이 남아서, 비행기에서 편하게 누워자면서 올 수 있었습니다. 비행기 안에서는 승무원들이 편하게 대해줘서 잘 올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탑승객 수가 적으니까 승무원 분들도 마음의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인천공항 도착 및 입국 절차>
긴 시간이 지나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인천공항에 착륙 후, 비행기에서 나오고, 입국장에 이르기까지 2시간 정도가 걸렸어요.
사람들 수는 많지 않았지만, 절차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것들이 누적되어서, 그런것 같아요.
- 도착하면 감염병 체크를 합니다. 체온 측정, 몇가지 서류 작성을 하고 통과했어요.
- 자가격리자 앱 설치 확인을 합니다. 우선은 본인 핸드폰에 설치하고 연결하는 것까지 확인을 해요.
- 해외입국자 어깨 정도에 스티커를 붙여줍니다. 스티커 색상으로 자가격리 / 시설격리 구분하는것 같아요. 스티커 받으면 떨어지지 않게 주의해주어야 합니다.
- 가족확인을 합니다. 한국에서 뽑은 가족관계증명서, 혼인증명서를 지참하고 있어야 해요. (3개월 이내 유효기간) 한국에서 출력 후, 미리 보내서 가지고 있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 서류로 외국인배우자 확인을 합니다. 여기서 공무원분께서 한국인 남편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직접 전화를 합니다. (032로 시작하는 전화번호) 그리고 이름/관계 확인을 합니다. 통화시간을 보니 27초네요. 간단하지만 중요한 전화입니다.
- 입국심사장에서는 지문채취, 사진촬영을 하고, 데스크에서는 여권스캔, 입국목적 등을 이야기한 후 통과합니다. 역시 가족을 만나러 왔다고 합니다.
- 수화물을 찾습니다.
- 입국장을 나오면 고생하시는 공무원분들이 계십니다. 자가격리인 경우, 어떻게 자가격리장소로 갈거냐고 물어보는데, 남편, 픽업.. 이라고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단어를 꺼내주면, 해외입국자 외국인 픽업장소로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십니다. 그리고 남편이 올때까지 기다립니다.
<인천공항에서 해외입국자 픽업>
사실 저는 입국절차가 3시간 이상 걸릴줄 알고, 아침 9시 이전에 도착할 수 있도록 조금 여유있게 출발을 했어요. 그런데... 와이프 D는 아침 8시 10분 즘에 입국절차 완료하고, 픽업장소에 먼저 도착을 했었어요!!! (아이구... 얼마나 미안하던지.ㅠㅠ)
아침 6시 도착 비행기인데, 그러면 코로나로 인한 특별입국절차 진행하는데 2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것입니다.
픽업장소에 뒤늦게 도착하니, 와이프 D가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희가 서로 아는척을 하는 것을 보시니, 픽업장소 담당 경찰공무원 분께서, 와이프 D가 나가는데 안내를 해주시더라구요. 그리고 마침내 부부가 만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공항 분위기는 이전에 사전답사를 한것처럼 한산했습니다.)
그런데...부부가 상봉하는 장면인데... 무슨 표현도 못하고 ㅠㅠ 너무 슬펐어요. 우선은 마스크를 쓴 채로 환영의 인사를 나누고, 같이 주차장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차에 짐을 싣고 몸을 싣고 이동 준비를 했습니다.
자차 이동 시, 환기를 해주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이동하며, 가급적 대화를 자제해야 합니다.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 검사>
여기서.. 제가 조사한 바로는, 해외입국자 픽업 후, 자가격리 장소 담당 보건소의 선별진료소에 방문하여 코로나검사 실시 후, 자가격리 장소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을 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와이프 D와 이야기를 해보니, 입국장 공무원께서 자가격리 앱 담당자 전화로 자가격리 장소 도착 후 전화를 하라고 했답니다. 저는 자가격리 장소에 도착 후, 선별진료소에 방문하는 것이 번거롭다 생각했는데요. 사전에 선별진료소 방문하겠다고 이야기하려고, 자가격리 앱 담당자 전화로 전화를 2번 이상 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으시는 겁니다!! 토요일 아침 9시가 막 지난 시간에.. 회사 전화로 전화를 했는데, 출근하지 않으셨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해당지역 선별진료소 쪽에 직접 전화를 해서, 검사 받겠다고 말씀드리고 선별진료소로 와이프 D와 같이 이동하였습니다.
구청 보건소 근처 여유공간(주차장)에 선별진료소가 마련되어 있었는데요. 주말이라 그런지 선별진료소에서는 간호사 2분이 근무하고 계셨습니다. 검사 절차나 접수지가 모두 한국어로 되어 있어서, 제가 도와서 코로나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검사 절차를 설명하고, 접수지 작성하는 것을 제가 도와주고, 검체채취, 검체제출은 와이프 D가 진행했습니다. 첫번째 룸에서 검체를 채취하는데요. 코, 입 2군데에서 하고, 검체를 밀봉해줍니다. 두번째 룸에서는 이렇게 밀봉한 검체를 제출 합니다.
- 접수지 작성 시, 핸드폰번호 입력란이 있습니다. 자가격리 담당 공무원 지정 후 전화/문자가 가능한 핸드폰 번호를 입력해야 합니다. 제가 여분의 핸드폰을 개통해서 준비해두었기 때문에, 이 번호를 입력했습니다.
- 선별진료소에서 잠깐 머무르면서 상황을 보니까, 주말이라 그런지 전반적으로 한산했습니다. 다만, 외국인 분들도 틈틈이 검사를 하러 방문하는데, 외국인 분들을 대응하기 위한 언어적 장치가 없어서 조금 아쉬워보였어요.ㅠ 외국인 분들의 경우 한국인 보호자가 없으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선별진료소 앞 배너에서 코로나 검사결과는 다음날 오전에 알려준다고 되어있습니다. 양성일 경우는 전화를 통해서 안내하고, 음성일 경우에는 문자를 통해서 안내된다구요.
- 선별진료소 입장 전, 검사완료 후 손소독 철저히 합니다!
<자가격리 장소로 이동>
자.. 다음으로는 자가격리 장소로 이동을 합니다. 선별진료소에서 햇빛을 잠깐 봤는데.... 이제 자가격리 장소로 이동해서 14일 동안 지내야 하는 것입니다. 자가격리 장소로 이동하는 것도 운전을 통해서 이동하는 것입니다. 다만, 건물 엘리베이터 탑승 시, 사람이 가장 안타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했습니다. 와이프 D에게는 아무것도 터치하지 말아달라고 했습니다.
자가격리 장소로 이동 및 안내 후 저는 나갔습니다. 그리고 와이프 D는 짐 정리하고, 샤워하고, 먹고, 자고... 장시간 비행기 탑승 후 시차 적응을 위해 휴식을 했습니다.
<자가격리 시작 초기>
- (10/17, 도착 첫째날, 자가격리 만 0일) 제가 알기로는 자가격리 앱 설치 후, 1일 2회 당장 체온 측정을 해야 하는데, 온도계가 없었습니다. 구호물품도 당장 받지 못했는데... 체온 측정이 안되면 아무래도 어디선가 연락이 올것 같고.. 그래서 긴급하게 근처 약국에 가서 접촉식 체온측정계를 사서 D에게 전달했습니다. (토요일에 모든 약국이 문을 여는 것이 아니니, 토요일 문여는 약국 찾아야 했습니다.) 나중에 약국에서 산 체온측정계 가격을 온라인에서 찾아보니,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것이 가격이 훨씬 저렴하네요.. 미리 온도계를 준비해둘걸 그랬습니다.
- (10/17, 도착 첫째날, 자가격리 만 0일) 공항에서 픽업하고,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검사 후, 조금 시간이 지나니까 032 번호로 전화가 하나 오네요. 점심시간즈음에요. 보건소에서 보호자에게 전화를 한번 주셨나봐요. 와이프 D가 해외입국자인지 확인하고, 경유국가 확인, 코로나검사, 주의사항 등 기초적인 안내사항을 저에게 안내해주셨습니다. 특이한 부분은 자가격리 해제 전날, 코로나 검사를 한번 더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 (10/17, 도착 첫째날, 자가격리 만 0일) 와이프 D 전화번호로 연락이 옵니다. Private quarantine officer 라고, 자가격리 전담 공무원입니다. 다행히 영어가 가능한 공무원인가 보더라구요. 그리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핸드폰 기기, 핸드폰 번호에 자가격리 앱을 설치하고, 연결해달라고 요청을 하십니다. 이 말은, 공항에서 자가격리 앱을 설치하긴 했는데, 한국 전화번호로 개통된 기기에 자가격리 앱이 연동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앱 설치 및 연결을 하면, 알람표시줄에 자가격리 중이라고 상시 알람이 활성화 됩니다. 그리고 해당 핸드폰은 항상 켜져있어야 하고, 곁에 있어야 한다는 안내, 구호물품이 곧 도착할거라는 안내를 해주십니다.
- (10/18, 자가격리 만 1일) 아침일찍 보건소에 등록한 와이프 D 전화번호로 문자가 왔습니다. [XX구보건소] 코로나-19 검사결과 음성입니다. 손위생,마스크착용을 철저히 부탁드립니다. 라구요!! (참고로 이처럼 한국말로 검사결과 통보 옵니다.) 다행히 검사결과 음성입니다. 그렇지만 이제부터 자가격리 시작입니다!
- (10/19, 자가격리 만 2일) 오후에 자가격리 전담 공무원이 자가격리 장소 앞에 구호물품 박스를 두고 가주십니다. 문자로 알려주시는데, 몇분 후에 나가서 박스를 가져오면 됩니다. 사실 구호물품을 보면, 음식 측면에서는 맛깔나거나 엄청난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위생용품 측면에서 소독스프레이, 소독젤, 폐기물봉투, 간이 온도측정 스티커가 필수적인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여기에 안내문이 여러장 첨부되어 있구요. 작은것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신경써주시고, 지원해주신다는것 자체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참고로 안내문도 모두 한국어로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와이프 D가 이해할 수 있도록 영어로 번역을 해주었습니다.
<기타>
- 자가격리 해제 일자는 만 14일째 되는 날의 12:00 입니다. 10월 17일 입국 시, 10월 31일 12시까지 자가격리이고, 12시 01분부터 자가격리 해제입니다.
- 현재 자가격리 1주일이 지났는데, 별다른 증상이 없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 이제부터 10월 31일까지 격리 진행합니다. 참고로, 자가격리 대상자가 지루하지 않게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콘텐츠들을 미리 준비해오면 좋을것 같습니다.
Finalmente estamos en la misma ciudad,
aunque no podemos encontrarnos ahora.
Estoy feliz de que estemos muy unidos.
mi amor 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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