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발렌시아에서 말라가로 이동하는 날이다. 사실 이동시간이 상당히 길어서 중간에 도시를 넣으려고 했지만, 마땅히 방문하고 싶은 도시가 없어서 바로 말라가까지 이동하기로 한다.
교통수단은 ALSA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스페인의 외곽지역을 이동하는 것이라서 길이 반듯하지 않고 구불구불하다. 버스다 보니 중간에 몇 번 정차도 하고, 점심시간을 약 40-50분 정도 가진다. 그러다 보니 소요시간이 약 10시간이나 된다. 발렌시아에서 06:45 출발하여, 말라가에 16:30 도착하는 일정이다.
06:45 버스를 타기 위해서, 05:30 경 숙소를 나섰다. 하늘에는 아직 달과 별 뿐이다. 적적한 시내에서 나 혼자 캐리어를 끌고 가니,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숙소가 가까워지자 하늘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06:10 정도 되었는데, 하늘이 밝아지는 바람에 달빛이 크게 줄어들었다. 혹시나 늦을까봐 걷는 속도를 냈는데, 덕분에 땀이 흠뻑 젖었다. 캐리어가 꽤 무거운데다가, 길이 반듯하지 않아 캐리어를 끄는데 꽤나 걸리적거렸다. ㅎㅎㅎ
발렌시아 버스터미널 (Estación de Autobuses de Valencia) 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발렌시아에서 한 곳이기 때문에, 버스터미널을 찾는데 헷갈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른 아침인데도 왔다갔다 하는 버스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대합실에 손님들은 열명 정도 밖에 없는 것 같았다.
버스를 타고 신나게 달려야 한다. 기사님, 제발 무사히 가 주세요!! :)
버스에는 운전석 우측에, 냉장고가 있는데, 그곳에 물이 있다. 목마른 승객들은 그곳에서 물을 꺼내 먹더라.
ALSA 버스 중에서도 Supra Econ인 덕에, 버스 내부에 와이파이도 있고, 220V 콘센트도 있다.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갈 수 있었다. 하지만 흔들리는 버스에서 핸드폰을 하는 것은...멀미가 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ㅎㅎㅎ 아! 버스 내부에 화장실이 있으니, 참고하자.
버스는 달리면서, 손님을 싣는다. 중간중간 정차하다가, 12시가 조금 넘으니 인적이 드문 곳에 정차한다. 어떤 호텔의 Restaurant 라고 하는데, 이게 우리나라의 고속도로 휴게소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사진을 담아오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와 다른 휴게소를 보니 신기했다. 간단히 음식을 먹고 휴게소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버스기사님이 가자고 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우르르 가는데, 그때 눈치껏 따라가면 된다. 대신, 휴식을 취하는 버스가 1대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자기가 탄 버스를 잊어먹지 말고 잘 타야 한다.
아래 보면 ALSA 버스가 두 대 있는데, 한대는 Supra 이고, 한대는 Setra 이다. 뭐가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버스 외형부터 다른것이 보인다. ㅎㅎ
내가 타고 있던 Supra 는, Setra 를 먼저 보낸 후 출발한다.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달리면, 휑한 들판과 스페인의 산들이 많이 보인다. 한국과는 다른 멋을 가진 것 같다.
16:40 정도가 되자, 말라가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말라가 버스터미널은 발렌시아 버스터미널과 매우 다른 느낌을 가져다주었다. 수원역이 애경백화점과 함께 있는 것처럼, 말라가 버스터미널은 vialia 라는 쇼핑몰과 함께 있다. 때문에, 말라가 버스터미널 내부에서 식사도 할 수 있고, 쇼핑도 할 수 있다. 여러모로 시간 보내기엔 좋다.
말라가 버스터미널 앞에서는 손님들을 태워가려는 택시들을 볼 수 있다.
버스터미널 내부는 상당히 깔끔하다.
Vialia 내부에 코인 락커가 있으니, 필요한 경우에는 사용하면 된다. 락커룸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본인이 소지한 모든 가방을 X-ray로 수화물 검사를 한다. 내가 메고 있는 백팩은 보관하지 않을 건데도, 수화물 검사를 하라고 해서 했다. 아마 락커룸 내부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 같았다.
가방 사이즈별로 가격이 다르다. 대/중/소 사이즈 별 락커가 있는데, 나는 가장 작은 "소" 사이즈를 찾지 못하고, "중" 사이즈에 가방을 보관했다. "중" 사이즈도 캐리어를 보관하기에는 엄청나게 넉넉했고,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왠지 다 똑같을 것 같아서 그냥 보관했다. 나중에 캐리어를 찾을 때 살펴보니 "소" 사이즈 락커가 있었다.... (락커 앞에 대/중/소 이런게 쓰여있지 않다.)
Vialia 내부는 깔끔하다. 상점이 많이 있어서 구경하기 좋다.
숙소로 가기 전, 잠시 시간이 있어서, 말라가 버스터미널 바깥을 둘러보았다. 버스터미널 근처에 곧바로 바다가 있으니, 바다를 둘러보러 가기로 한다. 조금 가다보니 말라가 항구가 있었다. Puerto de Malaga!
항구 내부까지 들어가보진 못했지만, 주로 화물이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았다.
항구랑 가까운 해변 먼저 가 보았다. Playa de San Andres 이다.
발렌시아에 이어서, 말라가 해변의 지중해를 실컷 보았다. 다만, 항구 바로 옆 해변이라 물이 맑아보이진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없었다.
옆에도 해변이 있었다. Playa de La Misericordia 이다. 아까 해변보다는 더 길어보였다.
모래도 곱고, 물도 맑아보였다. 그러니 더 많은 사람들이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해변 곳곳에는 이렇게 야자수가 심어져 있다. 잉? 한그루는 왜 기울어져 있을까?
야자수는 잎이 많지가 않아서 그늘이 작다.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다. 햇볕이 강해서 모자쓰고 선크림 바르고, 그늘에 숨어서 다니는 편이 좋다.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이 서로 닮은 듯 하다.
해변을 산책하고 둘러본 후, 버스터미널 근처에 있는 공원을 들렀다. 휴린 공원 (Parque de Huelin) 이라는 곳인데, 표지판이 뭔가 산만해 보인다.
공원 내부에는 많은 주민들이 쉬고 있었다. 등대 모양의 조형물을 중심으로 가족들끼리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워보였다.
이렇게 말라가 터미널의 쇼핑몰, 항구, 해변, 공원을 둘러본 후 숙소로 들어왔다. 긴 시간이었지만, 나름 말라가에서 첫날을 유익하게 보낸듯 하여 뿌듯하다. 내일은 말라가 시내를 둘러볼 생각을 하며, 잠을 청했다.
201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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