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드리드에서 아빌라(Avila)로 당일치기로 갔다오려고 한다. 사실 아빌라는 종교적인 의미가 강한 도시이다. 1515년 테레사 성녀가 태어난 도시이기 때문이다. 성벽도시라는 볼거리가 있지만, 종교적인 의미에서도 볼거리도 있다. 하지만 나는 종교적인 부분의 볼거리는 제외하고 관광을 했다.
버스를 이용하여 아빌라를 갔다오려고 해서, 어느 버스터미널에서 버스가 출발하는지 알아보았다. 마드리드에는 버스터미널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서, 확인해야만 한다.
Méndez Álvaro 전철역 바로 앞에 버스터미널이 있다. Estación Sur de Autobuses 라고 하는데, 남부터미널이라고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이 버스터미널 안으로 들어갔는데, 우선 정신이 없었다. 왜냐하면, 버스회사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고 여러 개가 있었기 때문이다. 각각의 창구에서 모든 목적지의 버스표를 판매 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업체의 창구에서 운행하는 목적지의 버스표를 판매한다.
마드리드 ↔ 아빌라 버스운행은 Jimenez Dorado Autocares 회사가 운행한다.
http://www.jimenezdorado.com/ <- 홈페이지
그러므로, 버스터미널 안에서 Jimenez Dorado 창구를 찾으면 된다. 버스시간은 조금 불규칙적이었다. 아무래도 수요가 많지 않으니까 필요한 시간만 운행하는 것 같았다. 버스시간표를 올리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여행 전 조사했던 시간표와, 현재 홈페이지에서 조회한 시간표가 다르기 때문이다. 부정확한 정보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없기를 희망하기에 올리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
아래는 마드리드 남부터미널에서 끊은 버스표다. 마드리드에서 9시 출발, 아빌라에서 16시 출발이다. 왕복으로 13.61 유로다.
플랫폼을 찾아가서 기다린다. 아직 출발 전이고, 승객들 탑승 전이다. 마드리드에서 아빌라로 가는 버스가 참 고급지게 생겼다.
버스를 타니 1시간 20분만에 아빌라에 도착했다. 창 밖은 왠지 쓸쓸하고 건조한 느낌이 많이 든다.
아빌라에 도착하면 아래와 같이 아빌라 버스터미널이다. (Estacion de Autobuses de Avila) 아빌라 버스터미널 내부는 깔끔한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없었다. 읭? 생각보다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곳이 아닌가? 아니면 나처럼 배낭여행으로 오는 사람들이 적은건가?
아빌라에서도 미라도르 역할을 하는 장소가 있다. 아래 사진에서처럼 Cuatro Postes 라는 곳인데, 네 개의 기둥 속에 십자가가 서 있는 곳이다. 추가적으로, 이 길을 걸어가다 보면, 성벽, 잔디, 하늘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데,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 성벽은 보지도 못했는데, 벌써부터 십자가가 보인다.
조금씩 어느정도 신경써서 건축한 것만 같은 건물들이 점점 보인다.
아! 드디어 성벽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직은 성벽 초입이라서 그런지, 하늘과 성벽은 괜찮은데, 나머지가 도시스럽다. 그래서, 성벽을 왼쪽에 끼고 계속 가보기로 한다.
오르막이 조금 있어서 낑낑거리면서 가보니, 성벽과 함께 바깥경치가 보인다. 하! 이제 조금씩 좋은 이미지가 들어오려고 한다. 스페인의 하늘은 언제나 맑고 푸르다. (즉, 건조하다.)
이제 성벽 앞이 푸른 잔디로 깔려 있는 부분이 나온다. 이렇게 표지판이 있는데....그냥 표지판도 이쁘다.
잔디, 성벽, 하늘....예쁘다. 실제로는 더욱 넓은 화면에 훨씬 긴 성벽이 보여지는데, 담아오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제 잔디밭이 조금씩 줄어들고, 전망대를 찾아가야 하는 시간이 왔다.
전망대로 가기 전, 아빌라 성벽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이다. 전망대로 가기 위해서는, 입구 반대편으로 가야 한다.
친절하게도 표지판이 있다. Los Cuatro Postes 를 확인하고 따라가면 된다.
성벽 앞 다리를 건너고, 작은 강을 건너고, 정리되지 않은 길을 지나야 한다.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들지만, 표지판과 GPS를 믿고 계속 가면 된다.
생각보다 멀지는 않다. 저기 십자가가 보이기 시작한다!!!
가까이 가보니, 정말 네 개의 기둥이 있다........하하하 그리고 가운데에는 십자가가 놓여져 있다. 사람들이 벌써 몇 명 와서 구경하고 있다.
가까이서 보니, 꽤나 근사한 장소이다.
이곳에서는 정말 아빌라 시가지를 한번에 바라 볼 수 있었다. 멀리서 보니 아빌라 성벽이 귀엽기까지 하다. 성벽 속에 담겨진 시내는 포근한 느낌이 든다. 성벽이 시민들을 감싸안아주고 있는 것 같다.
십 분 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버스가 오더니 사람들이 우르르르르르 내린다. 20-30명 정도가 버스에서 내리더니 Los Cuatro Postes 쪽으로 움직인다. 조금만 늦게 왔어도, 제대로 관광하지 못할 뻔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내려간다.
전망대까지 가면서는 아빌라 성벽의 북쪽을 봤다면, 전망대 이후에는 아빌라 성벽의 남쪽을 보면서 간다. 아빌라 성벽 남쪽은 북쪽과는 달리 잔디보다는 바위가 더 많다. 좀 더 와일드한 느낌을 주고 있다.
성벽을 보면서 지나가니, 더 남쪽에 마을이 있다. 사람들이 사는 집도 있고, 하늘이 여전히 맑다.
이제 아빌라 성벽을 거의 한바퀴 돌았다. 아빌라 성벽 동쪽에 도착하니, 성벽 입구와 함께 여러가지 조각상들이 보인다.
특정 종교적 인물의 조각상도 있다.
아빌라 성벽 동쪽 입구로 들어가면 바로 카데드랄이 나온다. 역시....웅장한 모습이다.
생기 있는 골목길을 지나다 보니...
또 누군가의 조각상이 십자가를 들고 있다.
성벽 내부에서 남쪽으로 가다 보면, 성벽 내부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바깥에서 보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눈여겨 볼 점은, 내부에서 볼 때에는 성벽의 높이가 높지 않고, 외부에서 볼 때에는 성벽의 높이가 높다는 점이다. 즉, 높이 차이가 있어서 물리적으로 적들을 방어하는데 유리함이 있었음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아쉽게도 성벽 위로 올라가 볼 수는 없었다.
만약 성벽 위로 올라가 보고 싶다면, 성벽 동남쪽 부근에 성벽 위로 올라갈 수 있는 매표소가 있으니 시도해보면 된다. 단, 유료다. 돈을 내면 된다.
테레사 성녀 박물관 (Museo de Santa Teresa) 도 있다. 종교적인 부분에서 관심이 있다면 관람을 하면 된다. 하지만 나는 스킵했다.
성벽과 가까이 가 볼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올라가봤다. 성벽에서 적의 공격을 방어할 때의 느낌이 어땠을까? 조금은 느껴보고 싶었다.
어느 정도 여행이 마무리되자, 슬슬 빠져나와서 버스터미널로 가야 한다. 아빌라 성벽을 나와서 버스터미널로 가는 길에 구름이 참 선명하다.
하늘이 예뻐서 사자상도 놀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돌아갈 때, 역시 아빌라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려서 마드리드로 복귀하였다. 한번 왔으니, 돌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다만, 돌아갈 때에도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관광객들이 톨레도만큼 많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아빌라 여행은 아래와 같이 버스터미널에서부터 시작하여 버스터미널에서 끝났다. 첫번째, 전망대. 두번째, 아빌라 성벽. 크게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고 오늘의 당일치기 여행을 마무리하였다. 아빌라의 경우 종교적인 의미 때문에 여행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이렇게 아빌라는 몇 가지 색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포커스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여행의 경로가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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