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큰 명절 중 하나로, 망자의 날(매년 11월 2일)이 있습니다.
스페인어로 El dia de Muertos,
영어로 The day of the deads,
한국어로 망자의 날 또는 죽은자의 날 이라고 합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멕시코에서는 저승에 머무르고 있는 죽은자들이 1년에 한번 산자들을 만나기 위해 이승으로 온다고 믿고 있는데요.
이 때 산자들은 죽은자들이 잘 찾아올 수 있도록 장소(제단, 공예품 등)를 준비하고,
죽은자들이 좋아했던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음식(타말, 망자의 빵, 좋아했던 음식 등) 을 준비합니다.
또한, 죽은자들이 오랜만에 이승에 와서 즐거운 시간, 축제 분위기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흥겨운 음악과 복장도 준비합니다.
이렇게 멕시코 사람들은 죽은자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닌,
여전히 그들 곁에 있는, 언제봐도 반가운 친근한 존재로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망자의 날 행사는 우리나라에서 추석때 "제사"와도 맥이 통하는데요.
조상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죽은자를 대하는 멕시코 사람의 태도를 비교해보고, 문화의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조상" 이라는 단어는 무거운, 엄숙한, 예의를 갖춘 느낌이 있습니다.
조상님이 오시면 편히 식사하고 가실 수 있도록 위계 있는 무거운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반면, 멕시코에서 "죽은자" 는 친근한, 가까운, 편한 느낌이 있습니다.
죽은자가 방문해도 흥겨운 음악, 음식, 사소한 대화를 통해 편한 분위기를 가지고자 합니다.
"망자의 날" 은 무거운 단어이지만, 막상 내면을 바라보면 흥이 있는 기념일입니다.
멕시코의 망자의 날은 너무나도 축제 같은 분위기의 문화이고, 디즈니에서 Coco 로 영화화 되기도 했습니다.
반면, 한국의 제사는 어떤가요? 뭔가 무겁지 않습니까? 이걸 전세계인이 보고 감동받을 수 있도록 영화화 할 수 있을까요?
※ 망자의 날에 대해서는 차후 별도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이런 멕시코 기념일인 망자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우리 커플은 한국에서 무엇을 할 수 있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아내가 망자의 빵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feat. 서울에서 어느 축제 날)
망자의 날에 망자의 빵!!!!
망자의 빵에 대해 정보가 없던 저는 망자의 빵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망자의 빵은 설탕이 뿌려진 부드러운 오렌지향의 밀가루 반죽으로 된 달콤한 빵(pan dulce)입니다.
속에 필링이 없어서 빵만으로 퍽퍽할까 걱정하는데, 걱정 필요 없습니다.
의외로 부드러운 빵이고, 상큼한 오렌지향을 가볍게 느낄 수 있습니다.
빵 위에는 무늬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는 해골과 뼈를 나타낸 것입니다.
한번에 너무 많이 먹는건 부담되어서, 서로 하나씩 먹을 수 있도록 2개를 구매했습니다.
어떤 음료와 함께 먹는게 나을지 고민을 하다가, 멕시코 스타일 시나몬 핫초코와 함께 망자의 빵을 먹었습니다.
망자의 빵과 시나몬 핫초코 만으로 멕시코에 온듯한 느낌을 연출한 것입니다. : )
망자의 빵 하나, 시나몬 핫초코 한잔을 각각 먹었습니다.
시나몬 핫초코도 잘 어울립니다만, 사실은 달지 않은 음료가 더 어울릴것 같습니다.
아내의 망자의 빵입니다.
저의 망자의 빵입니다.
제것이 조금더 통통한것 같습니다.
살아있는 자도 여러 모습이 있고,
죽어있는 자도 여러 모습이 있고,
망자의 빵도 여러가지 모양이 있습니다.
빵 표면에 보이시나요?
빵 위에 얹어진 중앙 원(해골)과 밖으로 나온 4~5개의 연결점(뼈) 말입니다.
죽은자들을 기리기 위한 빵이라서 그렇습니다.
보이는 것과 달리, 오렌지향 + 살짝 달콤 + 촉촉함이 있어서 꽤 괜찮은 맛을 가진 빵이었습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구하기 힘들고 가격이 높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우리 커플은 특별한 날에 먹는 특별한 빵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망자의 빵을 넘어서,
새로운 문화적 요소를 알게 되는 것이 저에게는 큰 의미입니다.
아내가 여기고 있는 의미있는 날, 의미있는 음식을 공유하고, 경험하고 알게 되면서,
아내 조국의 문화를 한 조각씩 알아가는 것입니다.
국제결혼한 다른 커플분들도, 상대방 국가의 문화를 하나씩 알아가는 것에 대해 남들모를 뿌듯함(?)을 느끼지 않나요?
상대방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될 때 (특히 문화적 배경),
그리고 모르는 부분을 하나씩 지워나갈때, 국제커플은 더욱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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